시와 글 모음

노블리스 오블리제

slzh 2011. 11. 16. 14:07

 

노블리스 오블리제

(닭의 벼슬 달걀의 노른자)

 

 

요즘 들어서 노블리스 오블리제라는 말이 자주 쓰인다.

말뜻을 그대로 풀이하면

<닭의 사명은 벼슬을 자랑함에 있지 아니하고

알을 낳는데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다시 의역하면

<사회로부터 정당한 대접을 받기 위해서는

자신이 누리는 명예만큼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조대왕 때 제주도에 거상 <김만덕>이라는 여자가 있었다.

KBS TV드라마로도 방영되었었던 <거상 김만덕>의 실존인물이다.

201036일부터 613일까지 KBS특별기획드라마로 방영되었으며,

제주 출신의 고두심과 이미연. 한재석이 주연을 맡았었다.

 

김만덕은 양반가에서 21녀의 고명딸로 태어났으나

조실부모 하는 바람에 외삼촌의 손을 거쳐서 11살에

기생의 명부에 오르게 된다. 그러나 자신이

양반가의 여식임을 알고 당돌하게 제주목사에게

기생첩에서 지워줄 것을 끈질기게 요구하여 마침내는

기생첩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다.

 

그 후에 장사꾼으로서의 수완을 발휘하여 그녀는 제주도에서 거상이 된다.

1790~1794년까지 5년 동안이나 제주도는 극심한 흉년이 들고, 아사자가

속출하게 되었다. 이에 여성 CEO 거상 김 만덕은 자신의 전 재산을 털어서

양곡운반선을 사고 육지에서 500석의 곡식을 사와서 그 중에서 450석을

제주도 양민들에게 나누어 주어 그들의 생명을 구한다.

 

그녀의 유족에게는 먹고 살아갈 정도의 유산만 남겼다고 하니,

거상 김 만덕은 누구보다도 먼저 이 땅에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한 여장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날 이 땅에는 부의 편중 현상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심각하다.

그러기 때문에 가진 자의 도덕적 의무를 강조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우리나라에도 도덕적 의무를 다하고자

노력하는 부자들이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그 수가 너무 적고,

가진 자의 빈자(貧者)에 대한 오만방자한 태도가

부자들에 대한 빈자(貧者)의 혐오감과

적대감으로 표출되고 있어서 심히

우려스럽다.

 

사서의 하나인 <맹자의 이루 하>편에서

맹자는 당시 으리으리한 집과 맛난음식을 먹으며

부귀를 자랑하던 이들을 향해 과연 그들이 그러한 부귀를 얻는

방법이 정당했는지 묻고 있다. 시대를 앞서간 민본주의의 선구자 맹자는 부귀를

추구함에 있어서 결과 보다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하고 있는 것이다.

 

부자들의 나눔 실천은 자신들을 위해서도 유익하다.

사회가 안정되고 부자들에 대한 시선이 존경으로 바뀐다면

자신들에게도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기 때문이다.

보다 많은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마음으로

자신의 곳간에서 일부라도 꺼내서 베푼다면 물질과 정신

두 가지 모두 부자인 진짜 알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들이 그리한다면

남에게 굳이 으스대지 않아도

남이 알아주고 존경해 주고

 

그의 배품을

그의 선함을

그의 그릇이 남다르게 큼을

사람들이 칭송해 줄 것이다.

 

어떤 사람이 진짜 똑똑한 부자인지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청너울의 넋두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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