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로운 자로
공자의 문하생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자로는
본래 무뢰한이었지만 심성이 곧고 순진하여
나중에는 스승에게 헌신적인 제자가 되었다.
하지만 스승의 흉을 보는 자가 있으면 당장
잡아다가 혼내 줄 만큼 여전히 성격이 과격해
자로가 나타나면 슬그머니 자리를 피하는 사람도 있었다.
스승의 꾸지람에 번번이 뉘우치면서도 저도 모르게
주먹이 먼저 나간다고 변명하자 결국 공자도
“자로가 내 문하에 들어온 뒤부터 내 흉이 들리지 않는다.”며
웃어넘기고 말았다.
나라가 어지러워 식량이 떨어지면서
문하생이 하나 둘 떠나자 화가 난 자로는
“옳은 길을 걷는 군자가 궁해지다니 대체 천심이고
나발이고가 어디 있다는 겁니까?”하며 공자에게 따졌다.
그러자 공자는 “소인은 궁하면 자포자기하고 탈선하지만,
군자는 줏대를 잃지 않고 세속적인 욕심을 비운다.“며
그를 조용히 타일렀다. 이렇게 공자에게 거침없이 직언하는
사람은 자로뿐이었고, 공자가 가장 아끼고 믿는 제자 역시 그였다.
어느 날, 이런저런 일에 지친 공자가
“차라리 먼 바다로 떠나고 싶구나.
자로야 너만은 나를 따라 주겠지?“하고 묻자
그는 감격한 나머지 자리에 주저앉아 흐느껴 울었다.
이렇게 아이처럼 단순하고 순수한 자로를 보고 공자는
“자로는 아무리 생각해도 온전한 죽음을 맞이할 것 같지가 않다.”
며 한탄했다. 이 예언처럼 훗날 자로는 옛 주인을 구하려다
반란군이 쏜 화살에 맞아 죽고 말았다.
자로의 전사 소식을 듣고 공자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고, 식음을 전혀 입에 대지 않다가
사랑하는 제자를 따라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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