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편지
이효녕
아무리 무더운 날이지만
강물은 여전히 흐르는 구나
하늘은 아무 이유 없이
밤이면 밤마다 별이 되어
앞마당까지 흘러드네
별들이 유성 되어 떠나고
개똥벌레 날아다니는 밤
원두막에 홀로 앉은 나는
개똥벌레 넣어 호박꽃 등불 켜서
그대에게 편지 써서 안부를 전하니
우리가 여기까지 흘러오듯이
호박꽃 등불 몇 개 켜들고
줄기가 싱싱한 수박밭 위로 걸어
어둠의 들녘에서 돌아오고 있는 동안
사랑하는 사람이여
바람결에 편지로 안부를 전하는 여름밤
모기 �는 쑥 냄새가 코끝에 맴도네
사랑의 마음이 적힌 안부 편지
푸른 잎사귀에 붙은 매미 소리를 내면서
그대가 편지 읽는 모습 생각하니
여름이 벌써 고추잠자리로 날아
소리 없이 저 만치 가고 있네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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