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글 모음
세상만사
slzh
2011. 11. 15. 13:13
세상만사
내 세상만 사랑하다가
나만 좋으면 그만이지, 하고 사랑하다가
화려한 세상과 사귀다가
고기가 물 만난 거지, 하고 사귀다가
가다가, 올라가다가
앉았다가, 가라앉았다가
걸러지고, 정리했다가
사라지고, 남을 건 남았는데.
복잡한 건 너무 복잡해.
무거운 건 너무 무거워
가벼운 건 너무 가벼워.
단순한 건 왜 이리 단순해.
알 길이 없어, 하는 마음에
골똘한 생각에 빠져 있으려니
“멍하니 뭐 해요?”
저쪽에서 아내가 묻는다.
그래그래, 그냥 멍했던 게 맞네.
참, 여러 시절을 멍했었지.
고맙게도 물어봐 주니 얼른 대답해야지.
“아냐, 아무것도 아니에요!
뱃속 헛된 바람이야 늘 아무것도 아니겠지요.
하지만 올 한 해 얻은 행복은 속 곽 찬 만두 같으시길.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