鐵(철)로 만든 움직이는 예술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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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조지 워싱턴號 취재기 웬만한 나라 海·空軍을 합친 것만한 戰力 갖춘 항공모함. |
金東鉉·李庚勳 기자(조갑제닷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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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모함의 격납고에서 이륙 준비된 항공기를 활주로가 있는 비행 갑판으로 초고속으로 올리기 위해 만든 항공기용 갑판行 승강기였다. 50여명의 언론사 취재진이 순식간에 눈앞에 나타난 항공모함의 활주로를 보고 ‘와’ 하며 감탄했다. 작전을 할 때 모든 항공기는 격납고에서 대기하다가 4대의 항공기 승강기를 이용해 비행갑판으로 신속하게 이동, 출격한다고 한다. 비행갑판은 길이 332.8m, 너비 76.2m(면적 1만8211㎡)로 축구장 3개 크기이고 각종 안테나가 설치된 아일랜드까지 높이는 바다에서 81m로 20층 빌딩과 맞먹는 규모라는 게 보도자료의 내용이다. 이곳엔 80여 대 각종 항공기가 있다. 원자력추진 항공모함이라는 뜻이다. 미국은 11척의 원자력추진 항공모함을 보유하고 있으며, 11척 중 10척이 니미츠급 항공모함이다. 니미츠급 항공모함이란 니미츠 항공모함(CVN 68 - USS NIMITZ)에 기반을 뒀다는 뜻이다. 내 눈에는 반 정도밖에 안되는 길이로 보였다. 반면 갑판에서 올려다 보이는 높이 80m라는 아일랜드는 갑판 길이의 반 정도는 될 정도로 높아 보였다. 밑에서 본 것이 길고 크게 보이고 수평선과 맞닿은 갑판이 작게 보인 것은 錯視(착시) 현상인 듯했다. 앞뒤쪽으로 도열한 호넷(F/A-18C)?슈퍼 호넷(F/A-18E/F) 전투기와 시호크(SH-60F) 헬기와 조기경보기 E-2C(호크아이2000) 등도 사진으로 보던 것보다 작았다. 한국 공군의 전투기들보다 더 낡아보일 정도로 닦고 기름친 흔적이 없었다. 막 출격 후 돌아온 듯한 모습이었다. ‘F’는 Fighter(전투기), ‘A’는 Attacker(공격기)의 약자이다. F/A-18뒤에 붙은 알파벳 'C'와 ‘E/F'는 버전을 나타낸다. 뒤로 갈수록 최신형이라는 뜻이다. F/A-18E/F는 최신형 버전이라 호넷 앞에 슈퍼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홀수 알파벳은 單座(단좌)형을, 짝수 알파벳은 複座(복좌)형을 나타낸다. 단좌형이란 조종사가 한 명만 탑승하는 것을 말하고, 복좌형은 두 명의 조종사가 탑승하는 것이다. 복좌형의 전투기의 전방 조종사는 비행을, 후방 조종사는 武裝(무장)을 담당한다. 조기경보기인 E-2C(호크아이 2000) 2대가 날개를 접고 앉아 있었다. 몸체 위쪽에 대형 원판이 있는 이 조기경보기는 컴퓨터와 레이더·통신기기를 갖추고 있다. 항공모함의 항로를 앞서 날아다니며 사전정찰 임무를 수행한다. 먼 거리의 敵機(적기)와 지상의 상황 탐지분석, 지상의 전투부대에 대한 지휘·통제도 가능하다. 조기경보기 옆에는 미 해군의 최신예 전투기인 슈퍼 호넷(F/A-18E/F)과 호넷(F/A-18C)이 있었다. 프라울러(E/A-6B)는 전자전을 담당한다. 적의 레이더를 교란시키기 위해 방해전파를 발생하고, 적의 전자 정보를 수집한다. SH-60F(시호크) 헬기도 있다. 이 헬기는 다목적 헬기로 해상 수색구조 및 특수전 임무수행은 물론 헬파이어 미사일을 장착해 對水上/對地上 공격용으로도 활용된다. 데이브 펙트 공보장교는 “출동명령이 내려지면 항공기들은 캐터펄트를 이용해 2초 안에 정지상태에서 시속 220㎞ 속도에 도달해 항모에서 이륙한다. 작전은 365일 가능하다”고 말했다. 격납고에서 외부로 나가는 출입문 앞에는 부산시내로 외출·외박을 나가는 승조원들의 줄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이들의 복장은 私服(사복)으로 미국의 대학 캠퍼스에서 만나는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의 학생들 같았다. 반바지에 티셔츠, 운동화나 슬리퍼를 신고 배낭을 멘 밝은 모습이었다. 이날 취재진에게는 격납고 일부와 갑판 일부만을 공개해 배 내부는 볼 수 없었다. 고기 2300㎏, 건조식품 9000㎏, 감자 1400㎏을 소비한다. 조지 워싱턴함 내부 발전소는 인구 100만 명 규모의 도시에 공급하는 전력을 생산하고, 하루 생산량 150만L의 물 공장도 있다. 원자로를 장착하고 있으며 최고 30노트(시속 55㎞) 이상의 속력을 낼 수 있다. 항공모함의 수명은 대략 50년이며, 6년마다 주기적인 점검과 개, 보수를 받고, 취역 후 25년이 지난 시점에 원자로를 교체한다. 이 때문에 항공모함은 항모 타격전단(CSG: Carrier Strike Group)이라는 작전단위에 포함돼 움직인다. 이 작전단위에는 이지스급 구축함 두 척과 순양함 한 척 군수지원함 한 척, 공격형 핵잠수함이 포함돼 항공모함을 호위한다. 美해군의 CSG(항공모함을 포함한 여섯 척) 하나가 어지간한 나라의 해,공군력을 궤멸시킬 정도로 강력하다. 어마어마하리라 생각했던 것과 달리 外觀(외관)은 의외로 작았다. 부두에서 사진을 찍으며 이리저리 둘러보다 보니 군살이 없는 근육질 의 남자가 몸에 딱 붙는 철갑옷을 입은 모습이었다. 무게를 줄이려 액세서리를 다 뗀 경주용 차량을 보는 느낌이었다. 배 위쪽에 걸려 있는 구명정조차도 쇠붙이를 깍아내 만든 듯 날렵해 보였다. 배 옆에는 이날 함께 입항한 美해군 이지스 구축함 맥켄벨함(DDG85)과 아시아 최대 크기의 상륙함인 韓해군의 독도함(LPH - 6111)도 볼 수 있었다. 두 배는 모두 철갑선처럼 둔탁해 보였다. 니미츠級 항공모함인 조지 워싱턴호는 20세기의 인류가 鐵(철)로 만든 움직이는 예술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