溫故知新(옛것을 생각하며)

양진(楊震)의 사지(四知)

slzh 2009. 4. 10. 13:56

 

 양진(楊震)의 사지(四知)

 

 

                                  천지 지지  자지 아지(天知地知 子知我知)  


 중국 동한(東漢)시대에 양진(AD 50~124)이라는 큰 스승이 있었다.

대단한 명문가에서 태어나 많은 학식을 연마하였으나

벼슬에는 뜻을 두지 않았었다고 한다.

 

신분이나 잘나고 못남을 가리지 않고 수천 명의 제자를 길러내

‘관서(關西) 지방의 공자’라는 별칭을 얻었던 그는

학식의 깊이와 인격의 고매함으로 당대의 사표(師表)로 받아드려졌다.


 나이 50이 넘어서야 주변의 강력한 권유에 못 이겨 벼슬길에 나섰다.

그러나 그는 벼슬자리에서 행해지는 모든 유혹에서 철저하게 벗어났다.

사적인 청탁 등을 철저히 배제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그가 지방의 태수로 임명되어 임지로 가는 도중에

창읍(昌邑)이란 곳에서 묵게 되었다.

저녁 늦게 창읍의 현령인 왕밀(王密)이 찾아왔다.

 

왕밀은 양진이 형주자사(荊州刺史)로 있을 때,

그의 학식을 높이 사 무재(茂才: 관리 등용 시험에

합격한 사람)로 뽑아 준 사람이었다.

이런 왕밀을 양진은 반갑게 맞이하였다.


지나온 이야기를 한참 하다가 왕밀은

소매 속에서 황금 열 근을 꺼내어 내밀었다.

양진이 자신에게 베풀어 준 은혜에 대한 보답으로 준비한 것이었다.

양진은 깜짝 놀랐지만, 이내 온화하면서도 단호하게 거절하였다.


"나는 옛 지인으로서 자네의 학식과 인물도 기억하네.

그런데 자네는 나를 잊은 것 같군."

"아닙니다.

이건 뇌물이 아니라 지난날의 은혜에 보답하려는 것뿐입니다."

"자네가 영진(榮進)하여 나라와 백성을 위하여

진력하는 것이 나에 대한 보답이네."

"지금은 밤중이고, 방안에는 태수님과 저뿐입니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자네가 알고, 내가 알지 않는가!"

 

왕밀은 크게 부끄러워하며 물러났다.

양진은 후에 태위(太尉)에까지 올랐으며

그의 이 가르침은 (천지지지 자지아지(天知地知 子知我知)

지금까지도 공직자의 계명으로 전해지고 있다.


너와 나 하늘과 땅이 모두 안다고 해서 ‘사지(四知)’다.

또한 이 말은 세상에 비밀이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표현이기도 하다.

 

<후한서(後漢書), 양진전(楊震傳)>에서

 

'天知地知 子知我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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