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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제, 너를 해부한다

slzh 2008. 6. 10. 14:31
진통제, 너를 해부한다

통증을 조절하기 위한 약제는 수술 후 또는 말기 암의 경우에 주로 사용하는 몰핀과 같은 마약성 진통제 (narcotic analgesics)와 두통, 치통, 생리통, 근육통 그리고 관절통 등 둔하고 비교적 경한 통증(특히 염증과 관련된 통증)에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아스피린과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이하 소염진통제)로 크게 구별된다. 

소염진통제는 마약성 진통제가 갖고 있는 내성과 금단 증상을 유발하지 않고, 스테로이드의 면역력 저하, 상처치유 지연 그리고 체내 전해질과 호르몬계의 교란 같은 심각한 부작용이 없으면서 염증반응을 효과적으로 억제하여 염증성 통증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대부분의 소염진통제는 사이클로옥시게나제(cyclooxygenase; COX)라는 효소를 억제하여 체온조절, 자궁 수축, 혈관 수축 그리고 혈액응고작용을 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물질의 합성을 억제하므로써 그 작용을 나타낸다. 최근에는 이 효소에 두가지 형이 있고, 소염진통제의 여러 부작용이 COX-1 억제에 의함이 밝혀져 COX-2에 선택적인 약제가 개발되어 급속히 보급되고 있다. 현재 130여종의 소염진통제가 판매되고 있는데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그 효용, 부작용과 작용시간 그리고 사용 시 주의 사항에 대해 알아야 자신의 증상과 신체조건에 맞는 소염진통제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아스피린은 100여년 전부터 사용되어온 약물로 소염, 진통, 해열 그리고 혈액응고 억제작용을 하는, 우리에게는 매우 친숙한 약물이다. 이 약물은 그 약효 발현 시간이 빠르고, 지속시간은 4시간 정도이다. 어떤 약제(바이아스핀)는 소량 (커피 1/3컵 정도)의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는데 카페인이 통증을 완화시키지 않으나 기분을 좋게하는 효과는 있다.

아스피린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속쓰림 증상을 주로하는 위장 장애로 이는 자체의 산도와 위점막 보호작용을 하는 프로스타글란딘 합성의 억제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아스피린의 복용은 반드시 식후에 하는데, 이를 완화시키기 위해 일부 약제(로날, 리비우스)는 약물표면을 장에서 녹도록 표면을 코팅한 것도 있다. 그러나 이들 약제는 녹는 시간이 두 배인 만큼 약효 발현이 늦다. 또한 어떤 약제(바파린, 알카-셀처)는 아스피린의 산도를 낮추어 위 점막 손상을 감소시키므로, 아스피린 복용 후 속이 쓰리거나, 하루 4mg 정도의 약물을 매일 복용해야하는 관절염의 경우에 유용할 수 있다. 또한 아스피린에 라이신을 결합시킨 약제(퀸톤)는 주사용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이들 약제 사용시 프로스타글란딘 결핍에 의한 위장장애는 피할 수 없다.

아스피린은 위궤양, 통풍 그리고 당뇨병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천식을 유발 할 수 있고(특히 중년 여성에서), 고혈압 환자에서 뇌출혈 위험을 증가시키고, 간과 신장기능을 약화시키며(특히 노령에서), 혈소판 응집력을 저하시키므로 항응고제를 사용하거나 수술을 앞둔 사람에게 투여해서는 안된다. 또한 장기간 복용하면 귀가 울리는 등 청력약화가 올 수 있다. 최근 어린이에서 경련이 일어나고 간과 뇌의 손상에 의해 사망의 원인이 되는 ‘라이 증후군’이 아스피린과 관계가 있다는 보고에 따라 성홍열 등 바이러스에 의한 질환을 갖은 어린이에게는 투여하지 않는다. 그리고 임산부 특히 마지막 석달 동안 아스피린의 사용은 조산위험이 있고, 엄마와 아기의 출혈이 초래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아스피린은 소량 (30~300mg/일)을 투여시 뇌졸중과 관상동맥질환을 예방한다. 그리고 한달에 16회 이상 투여시 대장암 발병율이 낮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살살레이트(모노제식)는 체내에서 대사되어 약효를 나타내며 아스피린보다 위장장애가 적다.

진통제 성분에 따라 적응증 달라
20여년 전부터 사용되고 있는 아세트아미노펜(파라세타몰)은 진통과 해열작용을 보이는 용량과 지속 시간은 아스피린과 비슷하나, 소염작용은 미약하다. 이 약물은 위장장애가 적고, 소아에서 라이증후군을 일으키지 않으나, 간독성 (특히 음주 후)과 신장독성을 일으킬 수 있으며 근육통이나 삔데는 효과가 적다. 시중에는 아세트아미노펜 단일제제(타이레놀, 라페론, 리나펜, 큐엘, 타가노펜, 트라몰, 파나돌, 펜오바)와 카페인과 안티피린을 포함시켜 보다 강력한 진통효과를 갖는 약물(게보린, 사리돈, 암씨롱, 진알지, 펜잘)이 있는데, 후자의 경우 피린계통의 약물에 민감한 사람에게 골수억제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투여해서는 안 된다.
프로피온산 제제는 생리통, 근육통, 관절통 등 거의 모든 종류의 통증을 억제하며, 위장장애, 혈소판 억제가 경하고 신장장애는 거의 없으며, 아스피린보다 강하고 긴 진통작용을 하는 약물이다. 이부프로펜 (부루펜, 이부서스펜, 캐롤, 키펜, 타타날)은 아스피린처럼 효과가 빠르면서 보다 강력하고 지속 시간이 약간 길며(4~6 시간), 그 부작용은 아스피린보다 경한 약물이다. 나프록센(나프로신, 미라닉스, 아나프록스, 자이날)은 이부프로펜과 비슷하나, 작용시간이 12시간으로 길지만, 효과 발현이 늦으므로 처음 투여시에 상용량의 두 배로 시작한다. 페노프로펜(신노팔, 노페란, 유마텐)은 아스피린보다 강력하며, 위장장애는 적다. 케토프로펜(오루베일, 케토프로펜, 푸로페니드)은 이부프로펜보다 강한 진통제이며, 위장장애를 일으키나 그 빈도는 아스피린보다 적지만, 고가이다. 옥사프로진(듀라프록스, 옥진)은 하루 한번 투약한다. 플루르비프로펜 (루비펜, 후로벤)은 케토프로펜보다 더 강한 약물이다.

다이클로페낙(데크롤, 디페낙, 디페인, 로락틴, 메파렌, 바렌탁, 카덱신, 볼타렌, 소페낙, 아이펙신, 엑시탄, 카덱신, 타레낙, 타페인, 토라렌, 디클로페낙나트륨)은 편두통에 효과가 있는 소염진통제로써 작용시간이 길므로 하루 한 번 투약하며, 위장장애가 올 수 있으므로 위점막 보호제인 미소프로스톨(싸이토텍)과 복합제(아스로텍)로 사용하기도 한다. 드물게 용혈성 빈혈이 초래될 수 있으므로 장기 사용시 반드시 혈액검사를 해야한다. 소아, 수유부 그리고 임신말기에는 사용을 금한다. 케토롤락(타라신, 트롤락)은 몰핀에 비견되는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지만 소염작용은 약하고, 졸음과 어지러움을 유발하므로 운전시 주의를 요하며, 5일 이상 연용시 급성신부전을 유발할 수 있다. 피록시캄(피록시캄, 로감, 로시덴, 료마, 브렉신, 캄옥시, 코니캄, 펄돈, 펠덴)은 그 작용시간이 아주 긴(24 시간) 약물로 관절염 등에 장기 투여시 편리하다. 테녹시캄(테노캄)은 피록시캄보다 작용시간이 더 긴 약물이다. 그러나 이러한 약물들은 그 작용 발현시간이 늦다.

인도메타신은 아스피린보다 강력한 진통제이나 위장장애가 심하여 위장에서 서서히 녹도록 서방정(인테반)을 이용한다. 술린닥(임바론, 크리돌, 클린닥)과 에토돌락(로딘, 마카나, 에딘, 에토돌락, 엔트랑)은 인도메타신보다 약한 약효를 갖으나 위장장애가 비교적 적은 약물이다. 

메페남산(폰탈, 폰스텔, 바킹)은 다른 소염진통제에 비하여 특별한 점이 없고, 부작용으로 설사, 변비 구토를 유발할 수 있고, 소아에서 경련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독일에서는 6세 이전에는 투약하지 않는다. 니메술라이드(메수리드, 메술란)는 주로 아스피린에 민감한 사람에서 단기간 동안 소염효과를 원할 때 유용하다. 

나부메톤 (나부톤, 렐라펜, 유니메톤, 프로닥)은 COX-2를 주로 억제하는 약물로 다른 소염진통제에 비하여 위궤양 발생율이 현저히 적고, 부작용으로 설사, 소화불량, 위복부통, 피부 발진, 두통, 가려움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최근 COX-2에 대한 선택성이 높은 셀레콕시브(셀레브렉스)와 로페콕시브(바이옥스)가 소개되어 관절염 치료제를 투약하는 환자들의 위장장애 완화를 위해 위궤양 치료제를 추가로 복용하는 불편과 비용을 감소시켰다. 이들 약제 역시 위장 장애를 완전히 억제하는 것은 아니며, 자가면역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음이 보고되어 있다. 

한편 국내외에서 고추의 매운 성분인 캡사이신의 감각신경말단 파괴효과를 이용한 장기간 유효한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다. 현재 이 물질을 함유한 크림(조스트릭스)이 진통제로써 시판되고 있으나, 전신 투여를 위해서는 캡사이신의 뇨저류, 저체온 등의 심각한 부작용이 없는 유도체의 개발이 필요하다.
이상에서 간략히 소개한 소염진통제의 실제 사용에 있어서 참고가 될만한 사항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이로운 효과와 해로운점 따져봐야
의사의 처방 없는 소염진통제의 사용은 진통 목적으로는 10일(소아에서는 5일), 해열 목적으로는 3일 이상 사용해서는 안되며, 증상이 지속되거나 악화되면 즉시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된다.
소염진통제가 생리통을 예방하지는 못한다. 혈우병 또는 재생불량성 빈혈 같은 출혈 경향이 있는 사람에게 아스피린은 절대로 피해야 하며, 이 경우 가장 추천할만한 것은 ‘이부프로펜’이다. 관절염의 경우와 같이 장기간의 약물 사용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항상 그 약물의 부작용 발생을 염두에 두어야 하고, 약물 요법 외에 운동이나 마사지 같은 방법을 병용해야 한다.
붙이거나 바르는 소염진통제의 경우 위장 장애와 같은 전신 효과는 거의 없으나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고, 소아에서 메칠살리실염을 포함한 약제에 의하여 경련이 올 수 있으며, 눈 주위, 습기 찬 부위 또는 상처부위에는 사용하지 말아야하고, 광범위한 부위에 장기간 사용은 금해야 한다.
모든 약물부작용의 25%가 소염진통제에 의하고(미국의 경우 년간 16,000명 이상이 이로 인해 사망), 이 약물을 사용한 사람의 약 30%만이 진통효과를 경험할 수 있음은 실제로 약물사용이 불필요한 사람이 대부분임을 말해준다. 소염진통제에 의한 해열작용은 급성감염 증상 (고열, 통증)을 감추어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어서, 소염진통제를 투여한 감염환자에서 입원기간이 더 길다는 보고도 있으며, 41℃ 이하의 발열에 대해서는 해열제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우세한 실정이다.

여러 소염진통제 가운데 어린이와 임신부(특히 임신말기)에게 비교적 안전한 약물은 아세트아미노펜이다. 그리고 전신건강이 약화된 노년층에서는 특히 주의를 요하며, 미소프로스톨을 같이 투여하여 심각한 부작용을 완화 시켜야한다. 아스피린이나 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 등의 진통제를 장기간 동안 고용량을 복용할 경우 신장암 발병 위험률이 증가되나, 이들 약물을 저용량을 복용하면 발암률이 낮은 것은 물론 심장마비나 뇌졸중, 결장암, 알츠하이머 등의 발병을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쉽게 구할 수 있고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다해서 그 약물이 갖고 있는 작용과 독작용이 무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모든 약물은 이로운 효과의 이면에 항상 유해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 약물을 사용할 때는 약물 투여에 따른 이익과 손실을 정확히 평가해야한다.


붙이거나 바르는 소염진통제의 경우 위장 장애와 같은 전신 효과는 거의 없으나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고, 소아에서 메칠살리실염을 포함한 약제에 의하여 경련이 올 수 있으며, 눈 주위, 습기 찬 부위 또는 상처부위에는 사용하지 말아야하고, 광범위한 부위에 장기간 사용은 금해야 한다.


대부분의 소염진통제는 사이클로옥시게나제(cyclooxygenase; COX)라는 효소를 억제하여 체온조절, 자궁 수축, 혈관 수축 그리고 혈액응고작용을 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물질의 합성을 억제하므로써 그 작용을 나타낸다.

약물 투여에 따른 이익과 손실을 정확히 평가해야한다.

쉽게 구할 수 있고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다해서 그 약물이 갖고 있는 작용과 독작용이 무시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